1968년 피터 드러커는 '지식 근로자'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그래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미래는 예측 근로자의 시대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관찰 -> 패턴인식 -> 추론 및 예측의 과정을 할 줄 모르면 근로를 안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시대입니다. 왜요? 단순 패턴화 된 것은 다 소프트웨어가 처리할 테니까요.
자꾸 생각 생각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감이 안 오실겁니다.
원래 약장수들은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 하다가 마지막에 팔려는 약을 꺼내놓죠. ㅎㅎ
1. 인터넷 보단 책 읽으세요.
계속 본질을 강조했습니다. 세상이 많이 바뀌는 것 같지만, 안 바뀌는 게 있습니다. 사람입니다. 2000년 전 책을 봐도 그 때의 이야기가 지금의 사람과 별 다른 게 없다는 것은 사람은 항상 '희노애락'을 느끼는 사람인 상태로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팔이 3개가 생기고, 분노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웃긴데 얼굴은 안 웃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른이 보기에 '요즘 애들 버릇없다'는 한결같고요. 말세같은 세상이 수천 년 동안 계속 되어온거죠.
사람은 그대로고 그 사람이 시대라는 옷을 바꿔입을 뿐인데, 세상이 너무 바뀌어서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결국 사람이라는 본질을 탐구하면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며, 그 사람의 본질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것은 역시 사람을 연구하는 '인문학'입니다.
기술이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요. 사람이 쓰려고 존재하죠. 사람을 모르고 훌륭한 기술을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Google은 더 이상 검색회사가 아닙니다. 빅브라더 회사입니다. 모든 수단을 관장하는 회사요. 자신이 안 하던 것은 그냥 인수하면 되는 회사입니다.
구글 대시보드라는 것에 들어가면 저의 움직이는 것을 시간대별로 활동량과 경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범인의 행동경로를 관찰하고 예상하는 것과 같죠. '구글 검색 앱'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초로 어떻게 요리 할지 분석합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열면 상대가 무엇을 보는 지 계속 기록하죠.
에릭 슈미트는 앞으로 스마트 홈, 스마트 카에 많은 중점을 둘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사물인터넷이 대중화되면 그곳에 안드로이드OS가 깔릴테고 구글이 집 안의 일들을 알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죠. 구글계정하나로요.
조지 오웰은 <1984>를 통해 1949년에 이미 구글을 예상 했습니다. 거기에는 영상통화, CCTV, 구글 대시보드 개념인 '텔레 스크린'까지 묘사합니다. 영화 '이퀄리브리엄'은 아마도 이 <1984>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일 겁니다.
사민당 출신의 독일 전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매우 감명깊게 읽었다는 귀스타프 르 봉의 <군중심리>를 보면 대중의 패턴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한창일 때 페이스북 마케팅 같은 책들이 나오지만, 이 책을 통해서는 인터넷 속 대중의 반응이나 SNS를 본질적으로 파악합니다.
베스트셀러는 몇 개월의 검증을 거친 책이지만, 고전은 수십에서 수 천 년의 세월로 검증을 거친 유산입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이유는 시대를 초월하는 본질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문학이 생각 해보는 힘을 기르기에 가장 좋은 책입니다.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생각을 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배우는 것보다 생각해 보려고 읽는 것이거든요. 단편적인 현상만을 담은 책은 욕조에서 찰랑찰랑 물놀이는 하는 것이지만, 이런 고전 속에서는 본질의 깊은 심해를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인터넷으로 책 5page 이상 되는 분량을 한 번에 본 적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는 깊이 있는 정보를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The Shallows>에서는 인간이 인터넷의 맥락 없는 단편적인 정보만을 추구하면서 점점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을 호소하며, 비판 능력을 상실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즉 생각하지 않는 두뇌가 점점 퇴화되고 있는 것이죠. 이는 마치 정신에게 인스턴트를 먹이는 것과 같습니다.
책으로 읽는다는 것은 지식을 주는 것 뿐 아니라 생각해 볼 재료를 주는 것도 의미합니다. 책은 그저 재료입니다. 재료를 가지고 사고라는 요리과정을 거쳐야 자신 만의 음식이 완성 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몇 권 읽는 다는 등의 양에만 치우치고 아무런 생각도 없으면 재료만 집에다 잔뜩 사다놓고, 요리실력은 하나도 늘지 않고, 음식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재료가 상하듯이 그저 망각되고 말겠지요. 수백권을 읽었다 한들 읽기 전과 비교하여 변화가 없으면 시간낭비인 셈입니다.
반대로 재료가 없으면 생각도 하기 어렵습니다. 둘 다 있어야 된다는 말이죠.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은 정신 운동과 비슷합니다. 운동을 계속 하면 체력도 늘고 컨디션도 좋고 근육도 생기지만, 멈추면 당연히 체력도 떨어지고 근육도 사라집니다.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활동은 일종의 인스턴트에 속합니다. 육체 운동 뿐 아니라 정신 운동이라 생각하고 계속 운동하세요.
2. 읽은 내용을 생각하면서 자기화 해보세요. 결과를 글쓰기도 해보세요.
저는 배움에 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자성어 2가지가 있습니다.
문일지십(聞一知十), 타산지석(他山之石)입니다.
문일지십은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것이라는 의미인데, 예전에 저는 이것이 무지 총명한 사람이나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읽은 내용을 가지고 자기 한테 적용해보는 겁니다. 캐릭터가 동물이든 사람이든 말이죠. 감화되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고 이는 감정을 발달하면서 길러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자신의 현실에 적용하여 배워보는 겁니다.
쉽게 동화책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로렌 차일드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라는 동화책입니다.
편식쟁이 동생 롤라가 당근, 콩, 토마토, 감자를 안 먹자 오빠인 찰리가 지혜를 부립니다. 각 채소의 이름을 바꿔서 부르는 겁니다.
당근은 목성에서 따온 '오렌지뽕가지뽕', 완두콩은 '초록방울, 으깬 감자는 '구름 보푸라기', 토마토는 '달치익쏴아'라고 오빠가 이름 짓습니다. 기발하죠?
오빠를 보면 관찰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당근의 색깔에서 오렌지를 연상하게 되므로 새콤달콤한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적어집니다. 실제로 당근이 약간 새콤한 맛과 단 맛도 느껴지니까요. TV에서 최면을 하면 양파도 사과라고 하면 믿고 먹듯이 말이죠. 원효대사의 해골물 어린이 버젼인 셈입니다.
오빠는 브랜드 전환 마케팅을 한 것이죠.
여기서 즉자적으로만 배우면 부모가 당근은 오렌지뽕가지뽕으로 정해놓고 편식하는 아이에게 "오렌지뽕가지뽕 먹자~" 라고만 하겠죠.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아, 이름이 주는 고정관념이 있겠구나. 따라서 그 이름을 상대가 긍정적인 인식을 하는 것과 결부시켜 전환하면 대상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겠구나'라는 것을 마케팅 기법을 배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린이 식품에 부모들이 좋아하도록 야채를 이용하면서도, 이런 야채 이름을 상품화해서 개발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뽀로로는 인기가 있지만, 식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약점이 있으니까 말이죠.
또 어느 날 가게에 갔더니 1,000원짜리 반찬용 소시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진주 소시지 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계란에 부쳐 먹으면 참 맛있는 소지시'라고 써있으면, 후자가 계란옷을 입은 채 프라이팬에서 지글지글 익는 소시지가 연상되어서 그것을 고르게 되었던 마케팅 경험을 다시 연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은 항상 긍정적인 대상에게만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런 긍정적인 것은 열에 하나가 될까 말까죠. 세상에는 모든 것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산지석은 '다른 산의 돌'이란 의미입니다. 다른 산의 돌도 거친 돌도 가져다 잘 갈아서 쓰면 자기의 옥을 갈아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죠.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에서 배우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책의 레이아웃이 이상해서 읽기가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엉망진창 레이아웃이구만. 안 읽어.'라고 던져버릴 수 있지만, 내가 어떤 점에서 읽기 힘든지 유심히 관찰하면 이런 점을 경험해뒀다가 나중에 어떤 문서를 만들 때 피하는 반면교사의 사례가 됩니다. 누군가는 열에 하나가 배울 점이 있다고 배우지만, 마음만 바꾸면 열에서 백을 배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는 고마운 스승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사고의 결과를 토대로 글쓰기를 해보는 겁니다. 일기를 써 보는 거죠. 우리는 어렸을 때 부터 일기란 뭔가 하루 중 이벤트가 발생해야 기록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사실 그날 뭔가 보고 생각한 이벤트이므로 그걸 써도 되는 셈입니다. 뭔가 느낌이 있긴 한데 말로 표현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자신 만의 명료한 논리가 서지 않을 때 그렇습니다. 글쓰기를 해보면 눈에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이리저리 찾아보고 변용시켜 보는 과정에서 지식도 명료해지고 공부도 더해집니다. 나름의 논리도 생기고요.
일단 글을 쓰는게 우선이 아니라 생각을 해보고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 받아쓰기'라고나 할까요.
사고하는 즐거움은 굉장히 중독적입니다. 러셀은 수학문제가 재미있어서 자살하려던 결심을 미루다가 100살 가까이 살았습니다. 당시엔 저도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노" 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Newton은 어떻게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는가에 대한 물음에 '늘 그것만 생각 했다'고 답했습니다.
칸트가 정확히 오후 3시면 항상 산책을 했다고 하는데, 그도 그가 가진 철학적 문제를 푸느라 생각하려고 산책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도 책상 보다는 산책 할 때나 버스, 지하철에서 가장 생각이 잘 되거든요.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Flow'나 황농문 교수의 '몰입'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 거구요.
3. 학문은 여러 개인 것 같지만, 사실 인간을 생각하는 것 하나입니다.
인문학은 제 마음대로 정의하면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이유가 지구가 아플까봐 일까요? 사람이 못 살까봐죠. 결국 학문도 사람과 그 주변을 연구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또 인문학은 문, 사, 철 서적 뿐 아니라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모두가 인문학입니다.
저는 가장 사람에 대해 이해를 배우고, 다른 사람의 감성을 공감할 줄 알도록 깨우쳤을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어떤 고전을 읽은 때가 아닌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였습니다.
'그 때 그 친구가 그런 말을 했던 의미가 바로 이런 의미였구나.'
'아, 그 때 그 눈빛이 나한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거였구나.'
이렇게 깨닫고 아픈 경험도 느끼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전보다 훨씬 민감하게 느끼고, 타인의 고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생활의 인문학'이죠. 그러면 책을 읽으면 읽는 대로 또 안 읽어도 경험하는 대로 어디서든 배울 수 있습니다. 배울 자세만 되어 있다면 말이죠. 차였다고 슬퍼하기만 하면 안 됩니다. 배워야죠. 그래야 실수를 또 안 하죠. 지난 일이지만 그 사람을 이해해 보려해보고, 또 배운다면 헤어진 사람이 때론 고마울 겁니다. 너무 많이 가르쳐주었으니까요. 감정이 크면 클 수록 더 깊이 생각하게 되어 더 많이 배웁니다.
사실 민감해진다는 것은 쉬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는 센스인데, 이런 감각이 있으면 어디서든 참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런 감성을 계속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과 영화를 보면서 사람을 만나는 기분으로 그 사람들을 알아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문학과 미술을 상상해볼 수도 있고요. 공감각력이라고나 할까요.ㅎㅎ
예술은 이런 정신적인 민감함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1998년 발표한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통섭>(consilience) 이후로 학문융합, 컨버젼스 같은 말이 유행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참 새삼스러운 말 같습니다. 억지로 갈라놓고 이제와서 다시 합치는 기분이였거든요.
옛날 철학자는 혼자 다해먹었습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좀 심했습니다. 철학, 수학, 천문학, 물리학, 식물학, 건축학, 형이상학 등 다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다재다능해 보이지만, 사실 당시에는 학문적으로 구축된 것들이 굉장히 미비했을 때라 공부할 것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만유인력의 법칙도 없고, 초끈이론인지, 쿼크인지 같은 말도 없었을 때였고요. 또 그런 학문적 분류도 엄격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많은 분야를 관장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였겠죠. 하지만 혼자 다 해먹었다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 학문의 분류를 통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심리적 장벽이 다른 학문을 전혀 다른 세계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전공'이라고 하는 말은 내 전공을 열심히 해야 해 라는 느낌으로 다른 학문을 격리 시켜놓진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학을 통해 물리학, 천문학, 건축학, 음악까지 관장하기도 하고, 물리학을 통해 사회학을 관장하기도 합니다. 철학도 굉장히 많은 분야를 관장하고요. 인문학을 통해 건축, 음악에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첼리스트 장한나가 하버드 철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아마도 그런 이유였을 겁니다. 사람에 대해 고민을 더 해보면 음악적 고찰이 더 깊어질 것이라 판단했을 테니까요.
재미있는 사례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프랑스 물리학자 '루이 드 브롤리(이하 드 브롤리)'는 바이올린도 능했습니다. 막스 플랑크나 아인슈타인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드 브롤리가 깨닫게 되는데, 드 브롤리는 전자를 일종의 작은 악기의 현으로 생각했습니다. 현을 켜게 되면 당연히 현이 울리면서 상음(Overtone)이나 배음(Hamonics)가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전자라는 작은 악기도 진동한다면 그런 것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주변 물리학자가 웃습니다. 전자는 입자인데, 입자가 무슨 진동을 하며 파장이 생긴다는 말이냐고요. 그럼 야구공도 파장을 가지고 있냐는 말인데 헛소리란 말이였죠.
1927년 미국 물리학자 G. Davison과 L. H. Germer는 이 전자배음을 듣는 도구를 개발해 그 배음을 찾아냅니다. 2년 뒤인 1929년 드 브롤리는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에너지를 방사하는 원자핵은 배음을 만들어 낸다는 이론이고, 핵 자기공명 분광학으로 이어집니다.
이 원리가 바로 MRI, 즉 자기공명영상기법을 발명해 냅니다. 음악을 통해 물리에 대한 영감을 얻어 노벨상 까지 받은 것이죠.
학문적 분리가 있었다면 노벨상을 받을 수 없었겠죠?
예전에 아는 형이 재미있는 비유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수박을 쳐다본다.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수박은 빨갛다'는 결론을 내린다.
서양에서는 이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수박이 초록색이지 무슨 빨간색이냐. 그리고 혀로 핥는다. 계속 핥다보니 흰색이 나온다. 그리곤 흰색이라 결론을 내린다. 거기서 누군가가 다시 또 핥는 이가 있는데, 그러다 보면 빨간색이 나온다.
동양에서는 서양보다 훨씬 전부터 달과 지구의 관계를 통해 밀물과 썰물이 일어난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계는 기가 가득차 있고,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사물에는 기가 있다 등등의 이야기가 서양의 과학을 보면 음전하와 양전하, 전자의 진동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굴리게 되고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기도 하는데, 그 생각을 다른 책에서 저자와 똑같은 이야기를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처음엔 '어? 나도 이런 생각했는데?' 라고 으쓱하기도 했고, 나보다 먼저 생각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조금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열심히 시간 써서 머리 굴려서 생각해 냈구만, 허탕쳤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한 가지 또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결국 본질은 같다는 것을요. 여러분도 뭔가 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결국엔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일종의 본질이고요.
그렇게 본질을 캐내고 가지고 있으면 어떤 정보든 새롭게 가공하는 '자신 만의' 지성이 최대의 무기입니다. 러셀의 지성도 플라톤의 지성도 아닌 자신 만의 지성이요. 공부 잘 하는 애 노트를 복사해서 쉽게 가지는 것 같지만, 정작 그 노트를 만든 주인 만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Only One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되 자기화, 개성화 하세요. 최고의 모창가수는 최고의 가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방향은 360도가 있는데, 많은 이들이 0~15도의 협소한 방향에만 밀집되어 가려니 좁아터지고, 경쟁이 치열합니다. 각자 제한을 두지말고 자유롭게 떠나세요. 만약 나만 가는 느낌이라면, 내가 최초에 가깝다는 것과 같습니다.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기쁘게 생각하세요. 1등은 뺏겨도 최초는 안 뺏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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