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가 프로이센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공교육 이야기 까지 하는지 눈치를 채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백 수십 년 전의 프러시아 '국민의 학교'와 똑같은 시스템의 낡은 교육을 2013년에도 받고 살고 있습니다. 사회 지도층이 자녀를 편법까지 써 가며 국제 중학교에 보내려는 이유는 그 때의 시절과 다르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공교육이 제대로 된 시스템이라면 당연히 보냈을 테니까요.
나름 국가의 미래를 걱정 하고 소수를 위한 나라가 되는 것을 혐오하는 한 사람으로써 작금의 실태는 너무나도 비통한 심경입니다. 옛날에는 새나라 일꾼이라고 마구 써 먹더니, 이제는 필요 없다고 버리는 시스템에 분노해야 합니다. 하지만 분노 해서만은 해결이 되지 않죠. 스스로 싸울 힘이 생겨야 합니다.
Fortune 지 선정 100대 기업의 20~30%는 이미 계약직입니다.
안타깝게도 2020년이면 계약직 같은 임시직은 지금의 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계약직의 다른 말은 필요 없으면 버리는 사람이라는 의미죠.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기업의 변동성(fluctuation)의 위협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을 고정적으로 두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힘이 생기기 위해선 늘 생각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사고력을 키우기 좋은 과목을 배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의도적인 것인지 무지한 것이지 모를 교육을 담당하는 이들의 잘못된 의도가 사고력을 써 본적이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무슨 무슨 암기법이니 속독법이니 하는 '양적'성과에 집착해왔으니까요.
TV에도 암산으로 4자리 5자리 곱셈을 여러줄 만들어 놓고 암산하는 어린이를 보여주며 천재라고 감탄합니다. 그게 뭔가요. 컴퓨터는 그 수백배도 1초 만에 끝내는 데요. 제 이종사촌은 어렸을 때 머리가 좋아서 7살 때 암산으로 슈퍼에서 과자를 몇 개를 사든지 계산대의 아줌마 보다 더 빠르게 계산했습니다. 심지어는 10% 할인하는 것까지 감안해서요. 그 후로 별 다른 특징 없이 살다가 재수해서 중앙대 가고 끝났네요.
정작 우리가 숭배하는 '아인슈타인'은 집 전화번호도 몰랐습니다.
단순 기계적인 일을 빨리하는 것을 우리는 '똑똑하다'고 정의했습니다. 만약 그러한 것이 똑똑한 것이라면 이제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우리 철학 라인에는 정말 정말 유명한 사람이 모든 학문을 통틀어 가장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흄,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니체, 러셀, 비트겐슈타인...
뭐 동양철학까지 더하면 공자, 맹자, 장자, 노자, 또 우리 학교 선배님이신 이황, 이이 까지 쩌는 학문 라인입니다.ㅋㅋ
자 학과 홍보는 이만 하고요;;
그 중 최초의 철학자였던 '탈레스'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합니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말했던 탈레스요. (군수품 만드는 삼성 탈레스가 그 탈레스에서 온 것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탈레스는 BC 625년 경 사람입니다. 그리스의 밀레토스 라는 도시에서 활동을 했는데, 수학, 천문학에 능통했습니다. 당시 고대 그리스 시절은 신화가 많았습니다. 신화는 단지 허구의 스토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해답을 가지려는 노력이였죠.
왜 천둥이 칠까? 아, 제우스신이 화가 난거야.
왜 세상에 악이 많을까? 판도라가 지하세계에서 세상의 재앙이 담긴 상자를 가져와서 열어버렸기 때문이야.
터무니 없는 논리지만, 나름의 합리화를 위한 자구책이였습니다. 인간은 이렇게 어떠한 의문에 대해 나름의 답을 가지려는 속성을 지녔습니다.
신화에서 철학으로 넘어오면서 최초의 학문이 시작되었고, 이는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세계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BC 585년, 탈레스는 과거의 일식에 대한 기록을 보고는 패턴을 알아내고, 앞으로 오게 될 일식의 날짜를 정확하게 알아맞춥니다.
또, 한 번은 천문을 관측하다가 이번 올리브 수확철에는 풍년이 올 것을 예측하고서 모든 올리브 짜는 기계를 빌려버립니다. 예상대로 풍년이 되었는데, 올리브 기름을 짜는 기계가 시중에 없자 탈레스에게 갈 수밖에 없었고, 탈레스는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BC 570년, 이집트 왕이 탈레스에게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할 것을 요청합니다. 어떡해야 할까요? 관찰을 하니, 피라미드와 자신 두 물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림자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대신 막대기를 가져와 막대기와 막대기 그림자의 비율을 가지고 피라미드와 피라미드 그림자의 비율을 통해 피라미드 높이를 재면 되겠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a : b = c : d (a 막대기의 높이 : b 막대기 그림자의 높이 = c 피라미드의 높이 : d 피라미드 그림자의 높이)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아시나요?
예전의 저라면 '아, 탈레스 참 똑똑하구먼~' 하고 끝났을 겁니다.
일식, 올리브 기름 짜는 기계, 피라미드 높이 구하는 것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관찰과 추론 하는 능력이요.
그 능력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고, 미래를 선점하는 능력이라는 의미입니다.
먼저 탈레스는 일식 기록을 통해 패턴을 읽습니다. 패턴화 능력이요. 패턴을 익히고 나면 당연히 다음 패턴이 자연스레 예상 됩니다. 누구는 의미없는 일기처럼 썼다면 누구는 그것으로 패턴을 만들어서 미래를 예측합니다. 그 기록이 무엇입니까? '역사'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귀가 아프게 들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일식 기록 같은 역사를 흔하고 귀하지 않게 여깁니다. 미래를 볼 수 있는 기록인데 말이죠.
올리브 짜는 기계 이야기는 어떤가요? 지금 금융과 다르지 않습니다. 바로 '옵션'입니다.
먼저 날씨와 농사의 상관관계를 추론했습니다. 그리고 올리브 농사와 올리브 기름 짜는 기계와의 상관관계를 추론했죠.
A : 천문을 관측하니 올해는 농사가 풍년이다. (관찰)
B : 따라서 올리브 농사도 풍년이다.
C : 올리브 농사가 풍년이면 기름 짜는 기계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추론)
D : 고로 내가 기름 짜는 기계를 선점하면 많은 돈을 벌 것이다. (추론)
주식시장에서 재료를 찾아 다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탈레스는 날씨 기록을 패턴화 해서 읽는 능력과 그를 통한 추론 능력을 통해 D 포지션을 취한 것이고 큰 돈을 번 것입니다.
지금의 사람들은 본질을 알아내려 하지 않고, 단편적인 사례만을 수집합니다.
요즘 트랜드가 뭐니 하면서 트랜드 2014, 앞으로 10년 같은 제목이 붙은 책 속에서 단편적인 사례만 보고 미래에 있을 것이라 믿음을 가집니다. 그 사람에게는 내년이면 트랜드 2015, 2016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책은 마치 수학 참고서의 뒷편에 있는 해답지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책은 자신의 사고를 통해 미래라는 문제를 풀어보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풀었나 확인을 하는 책이여야 합니다.
저는 지금의 젊은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세상 참 빠르다'입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미래 변화를 예측은 커녕 따라가는 사람이며 평생 남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이 됩니다.
1 1 2 3 5 8 13 ?
다음에 올 숫자는 무엇인가요?
21이죠. 아시다시피 피보나치 수열입니다. 앞의 두 수의 합을 더해 뒤에 쓰는 패턴입니다.
본질 하나를 꿰면, 사례는 그저 수 많은 패턴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21의 다음 숫자, 그 다음 숫자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바둑 기사가 3수 4수 뒤를 예측하는 것과 같습니다.
탈레스의 피라미드 높이를 구하는 문제는 간단한 수학 문제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해답을 얻는 과정의 사고능력이죠.
제가 전에 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이런 피보나치 같은 수열 문제의 실제판에 불과합니다.
TV의 변천사입니다.
브라운관 흑백 TV - 브라운관 컬러TV - SDTV - HDTV - FullHD TV - UHD TV - ?
다음에 뭐가 오는 지가 중요한가요? Super UHD인지 XL UHD인지가 중요할까요?
아니죠. 패턴입니다. 실사에 가까워지려는 패턴이죠. 컴퓨터 그래픽도 마찬가지고요.
돈의 변천사입니다.
현물의 물물교환 - 돌 - 금화 - 엽전 - 동전 - 지폐 - 카드 - 사이버머니
패턴은 뭔가요. 부피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통의 편리성을 위해서요. 작아짐의 극대화는 가상화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지갑, 조폐공사, 금전등록기의 역할도 점점 작아지겠죠.
이런 패턴을 예측을 하면 그와 관련된 산업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번역기가 점점 발전한다. 관련 산업은? 통역, 번역, 언어강사
번역기와 구글글래스의 상관관계 등을 보면 관련산업이 축소될지 확대될지 예측이 가능하죠.
주식시장의 예측도 그러한 형태이고, 탈레스의 올리브 기름 짜는 기계 이야기도 같은 패턴입니다.
또 구글글래스를 보면 앞으로의 산업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대형 컴퓨터 - PC - 노트북 - 스마트폰 - 구글 글래스 - ?
패턴은 뭔가요? 소형화죠? 앞에서 봤던 화폐의 가상화도 똑같은 패턴입니다. 뿐만 아니라 계속 몸과 가까워 지는 패턴입니다. 유비쿼터스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의 다음은 언제일지 몰라도 무형 컴퓨터(Invisible Computer)로 가고 있다는 패턴입니다. 몇 년 전부터 뇌파를 측정하는 기계를 보았습니다. Invisible Computer + 뇌파. 네, 궁극적으로는 'Telepathy'입니다.
미래는 아마도 멀미약 키미테 같은 스티커 하나 귀 밑에 붙이고 뇌파를 통해서 집이나 자동차를 조작하고(전격Z작전에서 "키트 와줘"라는 장면을 말 하지 않고 생각만으로도 실현 가능해질 겁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중장비를 멀리서 조작하겠죠. 그렇게 되면 인터페이스가 매우 깔끔해지는 시대가 올겁니다. 그 전에 조만간 키보드는 사라져야 하고요. 요즘 연예인이 소방관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나오던데, 미래엔 위험한 화재현장에 로봇이 투입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패턴을 통한 추론은 패턴과 패턴의 조합을 통해서 새로운 추론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미래학자나 Seri 등의 미래 예측은 여기서 훨씬 많은 고차원의 분석과 통찰입니다.
바둑초보는 당장의 수에 급급하여 대응하지만, 고수는 4수 5수를 앞보는 것 처럼 말입니다.
제가 1 3 5의 패턴을 가지고, 135, 153, 351 등의 숫자를 조합해 낸다면, 그들은 100개 이상의 패턴을 가지고 조합해 내겠죠.
또한 1 3 5로 1+3+5나 1*3/5 의 패턴 등도 만들어 내면 굉장히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어쨋든 중요한 것은 '본질'은 같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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