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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 인문학이 밥 굶기 딱 좋은 학문이라고요?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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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어서....



어떡해야 하냐고요? 간단합니다.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뜬금없나요? 제가 처음에 말한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모두 소프트웨어와 로봇에 대체될 것이라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 남은 건 각 개인은 개개인 만의 지성을 지녀야만 생존하는 시대라는 의미입니다.  대체불가능 한(irreplaceable) 사람이 되어야 되는 시대요. 


봇과 소프트웨어가 구현하기 불가능한 것은 인간 만이 가진 직관과 분석, 그리고 그를 통한 창의입니다.


얼핏 보기엔 보이지 않는 것을 자신은 볼 줄 알고, 또 흔한 것도 새롭게 분석하고, 깊은 사고를 통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만 살아남습니다.


자신의 분야가 마케팅이든 소프트웨어든 신사업 개발이든, 신소재 연구든 뭐든 간에 말이죠. 당연히 이런 산업들이 위의 능력을 가지면 가질 수록 더욱 좋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느껴지시겠죠?

 



여기서 저는 잠깐 무서운 음모론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의무교육시스템은 18세기에 프로이센에서 처음 만들었습니다. 18세기 초 나폴레옹은 유럽정벌을 하면서 프로이센을 침략했고, 여기서 프로이센은 패배합니다. 분통하게 생각한 프로이센 왕은 의무교육을 명령합니다. 의무 교육이란 말은 안 하면 처벌 받는다는 것이죠. 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않으면 부모는 태형이나 처형이라는 강력한 형벌로 다스려 집니다. 교육의 목적은 훌륭한 인재 양성이 아니였습니다. 국가는 산업화 되는 시기였고 국력을 키우는 것이 절실하게 느껴졌던 시기였기에 많은 공장 근로자와 군인 양성이 필요한 교육 시스템이였습니다. 뿐 만 아니라 왕이 생각하는 건전한 국가관을 갖는 것, 즉 말대꾸 하지 않고, 모두가 동일하게 왕이 생각하는 대로만 국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노동자, 군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이였던 겁니다.


그 학교의 이름을 바로 놀랍게도 '국민의 학교(Volkshochschule)'라고 지었습니다. 우리가 사용했던 그 국민학교요.

물론 왕은 자기 자식이 이런 로봇 생산 공장 같은 학교에서 교육 받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왕위를 물려받아 국가를 다스려야 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고 국가가 부딪히게 될 다양한 경우에 대비해야 할 텐데, 비판과 사고 능력이 결여된 인간을 만들고 싶어할리 없죠. 왕의 자녀 뿐 아니라 고위 관료와 상류 계층을 위해서도 이러한 기관이 따로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기관이 '진짜 학교(Realschule)'.  이름만 보자면 앞에껀 가짜가 되는 셈이죠. 이른바 명문공립학교인 셈입니다. 미래의 노동자가 될 아이들, 약 93%는 '국민의 학교'로 보내졌고, 왕의 자녀, 고위 관료 등 상위 7%의 아이들은 '진짜 학교'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두 학교는 목적이 다르기에 교육방식도 매우 판이합니다. 


'국민의 학교'에는 '훼방금지'라는 규칙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다른 이들의 수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어떠한 의견도 내놓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또한 주의력이 결핍 된 즉 수업에 뒤쳐지거나 집중하지 못 하는 아이들은 철저히 걸러내는 시스템이였습니다.

놀랍게도 우리의 학창시절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쓸데 없는 질문 하지 말라고 들었고, 성적 나쁜 아이들은 모두 낙오시켰습니다.


반면 '진짜 학교'는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 기관으로, 상호 참여를 권장하며 비판능력을 키우도록 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도록 하였으며,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도 소외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내며 지도자 교육을 받았습니다.


공장 생산 같이 찍어내는 학교 시스템은 굉장히 효과가 좋아서 프랑스에게 빼앗겼던 땅도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미국의 호레이스 만은 미국의 산업화를 위한 인재를 양성할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던 중 프로이센의 '국민의 학교' 시스템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건너가 교육시스템을 공부하고 박사학위까지 받습니다.

미국의 교육이 필요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로 교육받지 않은 거친 노동자를 순화하고, 통일된 가치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였죠.


하지만 호레이스 만은 프로이센의 '진짜 학교'는 들여오지 않습니다. 어차피 상류층은 사립학교를 보낼 여력이 되므로 굳이 그런 공립 학교를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고, 혹시나 똑똑한 하층의 아이가 유입될 리스크가 있어서 였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재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사고력, 비판력, 창의력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수학의 최소한의 공식도 그 이유조차 모른 채 무의미하게 수학공식만 달달 외우고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왜 자신이 문학을 배우고, 역사를 배우는 지 배움의 의미를 상실한 채 가장 무의미한 교육을 받고 있죠. PISA가 우리나라 수학 성적은 세계 최고, 그러나 성취도, 흥미도는 최저 라는 평가를 했다는 기사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는 배움의 가치나 보람이 전혀 없고 문제 푸는 기계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물론 노동자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라는 의도가 현재의 우리 교육 속에 남아있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구도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여러 사립학교, 국제 중학교는 사실 상 귀족학교나 다름 없죠. 전 아나운서 노현정의 자녀나 삼성의 이재용의 아들이 편법으로 국제중학교에 입학 하려 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프로이센의 국민학교와 진짜 학교 같은 구도가 2013년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매 역사는 다르지 않습니다. 변주일 뿐이죠.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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