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국내 플레이스테이션4(게임기)가 발매됐는데
1주일동안 기다려 국내 1호 구매자가 된 사람이 세간에 관심을 받고있다.
공중파에도 출현했고 현판을 담당하던 한국지부 사장은 가득찬 인파에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등
아무튼 존나 시끌벅적한 이벤트였지.
아니나 다를까 일베에도 이 소식을 누가 갖고왔는데
참 읽는 내내 달린 댓글들이 한심하다 못해 찌질해서 눈쌀이 찌푸려지더라.
그래서 일찍 일어난김에 몇마디 쓰려고 오랜만에 끄적여본다.
뭐 사람 많은 사이트 병신 없고 분탕 없을리는 없겠지만 절반 이상이 이런댓글에, 이런 댓글에 대한 호응이더라.
좆중고딩이라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건지, 사회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잉여인간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있잖아, 저 나이 먹고(33살) 가정까지 있는데 와이프가 옆에서 거들어줄 정도면 새끼들아...
1. 1주일쯤 생업을 놔도 아무 지장이 없는 경제력을 갖고 있던가,
2. 불로소득이 있어 그냥 일을 안해도 되거나,
3. 눈만 마주치면 감사합니다. 저랑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해야 될 부처같은 여자가 배우자
여야만 가능한거다.
니들 막말로 일용직 노동자나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월급쟁이들이 저런걸 할 수 있을 것 같나?
하고싶어도 못해요. 게임 폐인? 게임 폐인은 이슬만 먹고 살아가나?
폐인도 PC방비 대려면 하루종일 몹잡아도 빠듯한데 1주일씩이나 쉴 수 있을 것 같나?
저기 생각없이 악플 끄적여놓은 새끼들은 정말 모르는건가?
사람은 보통 자기 기준의 삶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데 이는 참 안타까운 현실의 단면이기도 하다.
조금만 따져보면 알겠지만 서울에서 조그만 식당이라도 하는 자영업자라고 치면
사장이 1주일 가게 문닫으면 봐야되는 손해가 400~500만원이다.
1주일 저기 앉아서 대기타느니 도우미, 대행서비스 인력 사서 세워놓고 자기는 가게 보는게 훨씬 이득인데
본인이 나가서 기다렸다는건 금전적 이익이 아닌 특별한 경험, 즉 이벤트로서의 가치를 더 중하게 봤다는거다.
세상을 명예를 위해 사는 사람도 있는거고, 돈을 위해 사는 사람도 있는거고 가치관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고, 성취할 수 있는 삶이고
그것을 추구하는게 우리 사회가 목적으로 하는 기본정신이다.
니가 일베를 할 자유가 있듯이 누군가에게는 좌르륵, 오늘의 류머를 할 자유가 있는것이고
개인의 만족을 위해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가며 1주일동안 줄을 선 사람의 '자유'도 있는 거다.
우리가 배격해야 될 것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의 자유를 인정못하고 참견하는 행위, 즉 배격 자체의 배격이다.
그게 곧 선진국이 함양해야 될 기본적인 의식이다.
그런데 말이지, 내가 봤을때 이런 의식이 우리나라는 보면 졸~~~~라게 후진적인 것 같다.
나도 김치유전자를 타고난 김치새끼지만 외국나가보면 항상 느끼는게 있지.
한국인은 뭔가 '자기 기준' 혹은 '집단'에서 벗어나는 걸 병적으로 두려워한다고.
남들이 다 노스 페딩 입으니까 나도 노스패딩 입어야 되고
남들이 다 공부해서 대학가니까 영 공부에 소질이 없는 대가리 빠가여도 부모 허리 부러뜨려서 지잡대 원서 넣고
남들 다 대기업 들어가려고 자소서 준비하니까 어영부영 그 대기업의 그 대기업 부서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데 입사지원서만 수백장 뿌리는 풍조.
남들 PC방에서 롤하니까 나도 롤 해야 되고 남들 복사 게임 CD쓰니까 나도 복사 써야되고 등등...
아무튼 그냥 총체적으로 남 눈치보고 규격에 맞게 살아가려 하는 모습이(두려워하면서) 너무 좆같다 이거야.
근데 더 좆같은건 뭔지 아나?
좆같은 걸 알면서도, '씨발...좆같다..좆같다..' 이러면서도 본인도 좆같은 대열에 합류해서 '튀는 사람'을 졸라 씹어댄다는거.ㅋㅋ
후.... 내가 해주고싶은 말은 그냥 있잖아,
니 인생이니까 '니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주체적으로' 살라는거다.
삶에는 답이 없다.
평생 근로하신 부모의 어깨가 자랑스러운 자식도 있겠지만
가족과 화합하지 못하고 일만하며 노후에 겉도는 인생이 병신같이 느껴지는 자식도 있을꺼고
어디 정착하지 못하고 평생을 여행다니며 돌아다니는 삼촌을 자기 밥값도 못하는 버러지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유로운 영혼같아 동경할 수도 있겠지.
중요한 건 내가 선택하는 삶의 방식은 이러나 저러나 어쨌든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거다.
그러니까, 제발 좀 남 눈치보지 말고(어차피 뭘하던 니 선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생겨.) 하고싶은 걸 하자~
이말이다.
그게 삶의 중요한 선택이 됐건, 게임같은 취미생활이 됐건. ㅇㅋ?
내가 만약 그 사람이었다면, 개인적으로 임종 직전에
'그땐 추운것도 모르고 날밤까며 와이프랑 손잡고 게임기도 사고 그랬지. ㅋㅋ 졸라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어.'라고 회고할지언정
'씨...씨발... 그때 1주일 안쉬고 일했으면 400만원 더 버는건데...씨발...안타깝다... 부들부들'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PS.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역사가,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제대로 놀지 못했던 문화가 이런 한심한 사회적 편견을 굳히는데 한몪 했다고 생각한다.
(주 90시간씩 일하니 막상 시간이 주어지면 어떻게 노는 줄 모른다.
그러니 가장이 집에 들어가도 놀줄 몰라서 하루종일 자거나 TV나 보지.
주체적으로 놀아본적도 없고 사회인으로서 갖는 놀이의 기회 자체가 회사에서 집단으로 행해지는 유흥, 술, 여자 주무르기밖에 없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자란 자식세대도 어떻게 놀아야 잘 노는줄 모른다.
심지어 논다는 것 자체에 죄의식을 느낀다.
그래서 숨어서 놀게되고 놀이 자체가 또다시 음성화되어 퇴폐적으로 변한다.)
PS2. 1주일 기다려서 게임기 산 저 사람이 추가로 글을 올렸는데 개인사업체 운영하는 사람이고(사장) 근시일 내로 악성 댓글들 자료 모아 개인변호사에게 일임해 고소고발 한다고 한다. 편협한 잣대로 남의 인생에 배놔라 감놔라 하는 병신들은 경찰에서 소환장 받고 부들부들 하는거고, 병신들이 한심하다고 손가락질 하던 사람은 소니코리아에게 받은 여행권으로 지금쯤 와이프와 같이 좋은 곳에서 여흥을 즐기고 있을거라는 거다. 이게 현실이다.
요약 :
남 눈치보며, 심지어 노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삶 자체가 가장 초라하다.
자기 비루한 기준으로 남의 인생을 재단하는 건 굉장히 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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