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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마지막재업) 식물의 방어무기 향에 대해 알아보자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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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쓰는 군

오늘은 식물의 방어무기인 향에 대해 알아 볼 예정이야.

그다지 실생활에 적용 해 볼 만한 주제는 아니네.





허브.jpg
사진 - 허브 화분들



식물은 동물과 정반대의 생명체야.

식물과 동물의 차이점은 자신의 성장과 번식에 필요한 물질과 에너지를 어떻게 획득 할 것인가.

하는 생존의 기본적인 질문에서 서로 다른 해법으로 살아 남았기 때문이야.


식물들은 양분을 스스로 획득해.

물과 미네랄, 공기와 햇빛으로 자신들을 조직하고 움직이게 만들지.

반면에 동물들은 이러한 원초적 물질로 부터 에너지를 추출하고 구성할 수가 없어.

그리하여 대신 만들어 진 것을 취해야 하는데,

그래서 동물들은 다른 생명체들을 잡아먹고, 소비하는거야.



식물과 동물.JPG
사진 - 식물과 동물 ( 식물은 토양으로부터 물과 미네랄, 공기로부터 산소와 이산화탄소, 태양으로 부터 에너지를 받아 양분으로 탈바꿈 시킨다.
                                 반면에 동물은 이러한 원초적 물질들을 흡수하기 힘드므로 다른 생명체를 취한다. )





이렇게 진화한 식물들은 이러한 매커니즘을 확실히 이용 할 수 있는 쪽으로 진화하게 되었지.

뿌리를 땅에 박고, 이파리는 햇볓을 최대한 받을 수 있게 넓게 펴지고..

반면에 동물들은 사냥을 하거나, 다른 생명체의 먹이가 되지 않게 도망치도록 이동성을 높여 진화가 이루어 졌지.


그래서 땅 속에 박혀 평생을 보내는 식물들은 자신을 방어할 무기가 필요했어.

그것이 바로 각 식물들 마다 내재하고 있는 그만의 독특한 "" 이야.

식물의 입장에선 내재하고 있다기 보다는 무장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리겠지.


양파.jpg고추.jpg
사진 - 양파와 고추



예를 들어 고추의 캡사이신, 양파의 황 물질 같이 맵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식물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어.

혹은 독성 ( 감자의 솔라닌 ) 같은 것들로 무장하여 자신들을 보호했지.


그러나 식물들은 이렇게 무장을 하였음 에도 불구하고,  왜 손쉽게 동물들의 먹잇감이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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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코알라, 유칼립투스잎을 소화 가능하다.


이유는 동물들이 후각과 미각기관을 통하여 해로운 식물들을 피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진화했기 때문이야.

혹은 일부 동물들은 독이 될 수 있는 식물을 이용하는 쪽으로 진화하기도 하였어. (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 코알라 처럼. )


특히 우리 인간들은 뛰어난 해독방법을 이용하고 있지.

바로 우리가 직접 먹을 만 한 식물 종류를 선별해, 직접 재배하여 익혀 먹는 것이야.

우리가 먹는 다양한 식물들은 ( 감자, 양상추, 콩 등등 ) 원래의 야생에 있던 조상들에 비해 독성이 약해.

사람의 식량이 되는 쪽으로 꾸준히 종자개량을 해왔기 때문이지.

또 이러한 것들을 익혀 먹음으로써 열에 의해 독성물질이 파괴되거나, 끓는 물 속에서 빠져나오게 되는거야.

또한 우리 사람들은 강력한 독성식물들을 따로 분류하고 지정하여 그 식물을 피하기도 하고 말이야.


과일과 동물.JPG
사진 - 과일과 동물, 동물에게 먹힘으로써 씨앗 운반과 배설물로 인한 영양분을 얻는다.

반면 과일같은 경우는 먹히기 위해 달콤한 맛과 풍미로 무장했지.

식물은 고정성을 띄므로 이를 운반해 줄 대체자가 필요했고 그 운반자가 동물인 셈이지 ㅋ.


그럼 다시 식물의 향으로 넘어와서..

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풍미는 자신을 방어할 화학무기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람들은 이 화학무기를 즐기고 있어, 고통인데도 말이야.

통후추나 정향을 통째로 씹어봐. 그건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지.. 머리가 지끈하고 혀가 얼얼할 거야.


경고문구.JPG
사진 - 타임, 오레가노 진액의 경고문구, 함부로 사용해선 안된다.



실제로 오레가노, 타임 진액은 화학약품상점에서 구할 수 있어. ( 경고문구에 흡입 또는 접촉 시 폐, 피부에 손상이 갈 수 있다는 경고문구도 붙어있지. )

즉 식물의 풍미는 독이라고도 볼 수 있어. ( 허브나 향신료 같은 경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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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표적인 허브, 향신료의 풍미 분자들, 이 화합물들이 바로 식물들의 방어무기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독, 즉 고통을 즐거움으로 느끼는거야. 

이유는 이러해, 예를 들면 이 두 가지 야채

고추의 캡사이신, 후추의 피페린. 둘 다 미각에 데미지를 주는 방어무기라고 할 수 있지.

이 두 가지 화합물들은 입 안에 일시적인 염증을 유발해.

이 때 입 안의 통증 감각이 예민해 지고, 자극을 받아.

그리고 뇌로 하여금 통증 경감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하게 되고, 입 안의 일시적인 염증이 사라지면 ( 매운맛 )

우리는 은근한 쾌감을 느끼게 되는거야.  

( 엄청 매운 음식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하는 것도 어느정도 맞는 말이야, 또한 이 염증은 혀에 일시적인 감각 둔화를 일으켜.

바리스타나 소믈리에 보고  매운음식 조심하라고 하는데, 어느정도 일리있는 말이야. 이 둔화는 2 ~ 4일 가량 지속 돼. )




키위.jpg  파인애플.jpg
사진 - 키위와 파인애플



또 다른 방식의 화학무기도 있어.

바로 프로테아제라고 단백질 가수분해, 즉 단백질을 녹이는 효소를 가지고 있어.

고기를 재울 때 양념에 파인애플, 키위를 넣으면 최고라고 하지?

이 단백질 분해 효소가 고기를 공격해서 연하게 만드는거야,


키위엔 악티니딘, 파인애플엔 파파인 이라는 강력한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

이 덕에 생 키위나 파인애플로는 젤리를 만들 수가 없지 ㅎ..


그런데 앞서 과일은 잡아먹히기 위해서 설계된 부분인데 왜 여기에 단백질 소화효소를 장착했을까?

이 똑똑한 두 놈들은 이걸 노렸어.

자신을 많이 섭취해 한 놈에게만 씨앗이 집중되면 효율성이 떨어지니,

한 마리의 동물이 너무 많이 먹게 되면 그 동물의 소화계가 통증을 느끼도록 소화효소로 무장한거야.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소화효소들이 적당히 섭취하였을 때는 장내의 기생충을 박멸하는데 큰 도움을 줘.

되게 똑똑하게 진화했지?
 



말이 많았네, 결론은.  식물의 풍미 = 식물의 방어무기 란 말이야.



녹건농법이라고 알아? 이걸 공략한 재배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

자갈밭에 물과 비료를 최소한으로 주어, 작물에 꾸준한 스트레스를 계속 주는 농법이야. 

얼핏 보면 미친 짓 처럼 보이지. 근데 아니. 이건 프랑스 와이너리에선 최고의 농법이야.

일부러 자갈 많은 곳에 포도나무를 심고, 물도 죽지 않을 정도로만 주고, 가지가 솓아나면 그냥 잘라버려.

여기서 크기와 수확량은 줄어들지만 이렇게 재배한 작물의 풍미는 매우 진하고 강해. 그냥 더 맛있다고.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있지? 사실임 ㅎㅎ.


식물 데미지.JPG
사진 - 꾸준히 데미지를 주어 기른 작물 비교, 얼핏 봐도 스트레스를 크게 입힌 작물이 크기가 작고, 진하다.



왜 이렇게 되냐면,

앞서 식물의 풍미는 식물의 화학무기라고 말했지?

식물은 외부 요소에 의해 공격을 감지하면 자신과 주변 식물들에게 경고하는 성분을 공기로 내뿜어.

이 성분들이 식물들에게 전해지면 식물들은 공격을 감지하고 5분 안에 재빨리 무장을 하는데,

그 무장이 바로 식물들의 풍미야. 식물들의 향이 더욱 더 강해지는거지.



식물의 경고물질.JPG
사진 - 식물의 방어 매커니즘, 1분 내로 공격받은 부위를 신속히 무장하고, 5분 내에 자신 및 주위의 식물들의 방어무기를 업그레이드 한다.



니들 벌레먹은 야채나 과일이 맛있다고 어른들이 그랬지?

이런 이유임.. 신박하지? ㅋㅋ



아시안 퀴진에서 전통적으로 써오던 테크닉이 있는데,

허브를 사용하기 전에 딱밤 때리듯이 툭툭 쳐서 쓰는 테크닉이 있어.

바로 이 식물의 방어체계를 곤두 세우기 위한 방법이야.

옛날부터 썼다니 신기하지? 아마 정확히 이해하고 썼었던건 아닐거야.



결국 요리하는 놈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스트레스 잔뜩 줘서 기른 식물은 풍미가 더 풍부해 더욱 맛있는 놈이 된다 이거지.

심지어 이렇게 재배한 놈들이 영양에서도 훨씬 우수해.


이런 이야기를 주저리주절 쓴 이유는 이래.

우리나라에서 양파를 기준으로 들어볼게.

큰 양파.jpg
마트 가면 죄다 이런 양파일거야.

근데 이거 양놈들 Bad onion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존나 큰 놈들은 맛을 절반만 채웠다고 해서 별로 안 좋아함.

반면에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무식하게 큰 놈이 최고다.

주먹의 1 / 3 만한 양파가 최상품인데 그건 그냥 따로 모아서 제일 싸게 판다. 

뭔가 아이러니 하지 않아?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작물이 수확량 기준으로 최고인지 아닌지 치는 것 같아.

물론 다른 나라에 비해 뒤쳐진 미식수준 덕에 소비가 적은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흔히 우리나라는 Localized Cuisine의 무덤이라고 해. 

야채를 지금은 최상품을 구할 수가 없어서 해외서 수입 해 오는 실정이다. ( 엔다이브, 아스파라거스 )

또 몇 몇 야채들의 이름 들어보면 절반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었던 야채들이야. 


아마 잘 팔리는 것들만 살아 남고 그 마저 크기 / 중량이 우선 순위가 된 것 같아. 


내가 미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든 생각이 하나 있어.

TOP 급 미식에서 재료에 관해서는 " 괜찮군 " 하는 생각을 가지면 안된다는거..

재료를 구하는데 있어서는 정점까지 가야 한다는거.. 그냥 말이 졸라 길어졌네.

힘내라 요리게이들 ㅋ





다음 편 쓸 거 추천받음 좀 흥미로운거..




출처 - Mad Symposium 2011, On Food And C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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