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진지공사 하다가 오래된 와인 발견한 썰.ssul

때는 2007년도 추계 진지공사때의 이야기다.

우리 대대는 경기도 연천 동막리 유격장 일부를 담당했다.

다른 부대처럼 고지대를 담당한게 아니라서 산을 타는게 아니라 다행이긴 했지만 계곡을 끼고 있어서 초가을인데도 시발 핫팩 터트리고 자야하고 유격훈련 PTSD오는게 짜증났음

암튼 하루는 작은 흙무더기 하나를 평탄화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시발 이거 무덤 아니노?? 란 생각도 들었는데 까라면 까야지

곡괭이질 하고 무현 삽질 했다.

근데 어느정도 다 까서 흙 퍼내는데 삽끝에 뭐가 걸렸다.

뭐노?? 하고 보니까 뭔 유리병이네?

선임들하고 모여서 흙을 살살 털어내보니 이놈이었음

근처에 쉬고 있던 통신반장한테 술이 나왔다고 보고함

정확히는 기억 안나는데 제조년도가 꽤 오래된거라 먹으면 뒤질거 같아서 빼돌릴 생각조차 안했음 ㅋㅋㅋ

마침 포대장들이랑 대대장이 작업현장 돌다가 우리쪽에도 왔음

대대장이 그거 뭔가? 하고 유심히 봄

통신반장(짬중사): 옛날 와인인데 아마 훈련중에 몰래 숨겼다가 묻힌것 같습니다

알파 포대장(대위): 오 대대장님 와인은 오래되면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대대장: 흠...그렇지? 좋아 이건 내가 기념으로 가져가지

통신반장과 우리들: ??_??

알파 포대장의 ㅂ신 같은 한마디와 그걸 믿는 대대장 환장의 조합이었다......

와인은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된게 좋은건데 머저리 ㅂ신들...

 

그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