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왕 윌리엄과 더불어 중세 영국에서 가장 용맹한 군주인 에드워드 3세(1312~1377).
1337년 에드워드는 프랑스 왕에게 프랑스 왕관을 넘기라고 요구한다.
1328년 프랑스의 왕위에 즉위한 샤를 4세.
남의 나라 왕위를 내놓으라니 뜬금없이 뭔 개소리래?할 수 있겠지만 여기엔 아주 뿌리깊고 복잡한 이해 관계가 있다.
1066년 정복왕 윌리엄이 잉글랜드 대륙을 접수한 이래 영국과 프랑스 왕조는 사돈 관계였다.
프랑스 땅의 일부가 에드워드에게 상속되었기에 그에겐 프랑스 영토 일부에 대한 소유권이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 입장에선 영국인이 자신들의 왕이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당연히 프랑스 왕실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프랑스는 여러가지 구실로 에드워드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상남자 에드워드는 이들의 의견 따윈 쌩까고 1340년 스스로 영국과 프랑스 왕의 자리에 올랐다.
프랑스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 아닐 수 없으며 두 나라간의 사이는 크게 악화된다.
사실 프랑스를 정복하고자하는 에드워드의 야욕은 단순히 에드워드의 욕망 때문만은 아니었다.
14세기 영프 관계는 경쟁 관계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패어 있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인구가 많은 나라였고
영국은 강력한 중앙 집권 정부를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
두 나라는 영국 해협과 플랑드르 지방을 놓고 다투기 시작했고 이는 에드워드의 야욕과 더해져 거대한 전쟁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백년 전쟁(1337~1453)이다.
에드워드가 이끄는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인 영국은 1340년 프랑스 함대를 개발살 내버리며 해협의 통제권을 손에 넣었다.
해전에 대한 통제력을 쥐어잡은 영국군은 프랑스 해군이 자신들의 본토를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염려 없이 마음 놓고 프랑스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1345년 영국군은 기사, 평민, 상인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조직, 그 후 15년간 신나게 프랑스 땅을 유린한다.
그들은 싸울때마다 대부분 승리하며 프랑스군을 열심히 토바츠했다.
1346년 크레시 전투에서 영국의 석궁 부대는 프랑스의 정예 부대를 괴멸시키고 필리프의 아들 장 2세를 포로로 잡는 엄청난 성과를 거둔다.
1359년 11월 영국군은 개선 장군마냥 의기양양하게 랑스 지방으로 진격했다.
그곳은 프랑스 왕실이 전통적으로 대관식을 거행하던 곳.
유럽의 가장 용맹하고 뛰어난 전사인 에드워드 3세가 오랜 시간 끝내 마침내 프랑스 왕좌에 오르기 직전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갑자기 에드워드에게서 등을 돌렸다.
당시 영국군은 점령지에서 부분적으로 농사를 지으며 보급품을 스스로 충당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약탈과 적군 프랑스의 청야 전술로 황폐해진 점령지는 그들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해 주지 못했다.
게다가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자 영국군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기 시작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프랑스군이 자신들의 성 안에서 나오지 않으며 시간을 끌자 영국군의 사기는 더더욱 떨어졌다.
1360년 부활전 이전에 파리를 점령하려는 영국군의 대대적인 작전 역시 실패로 돌아간 상황.
이러한 상황에게 영국군은 검은 월요일을 맞는다.
1360년 4월 13일, 에드워드가 샤르트르로 진격할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곧이어 공기가 살을 에듯 차가워졌고 비둘기 알만한 크기의 우박이 에드워드 군대의 위로 쏟아졌다.
매서운 벼락도 떨어져 철갑옷으로 무장한 기사들이 전기에 감전되어 쓰러졌다.
순식간에 수백 명의 군인과 천 마리 이상의 말이 죽었다.
당시 기사가 아닌 일반 보병들은 가죽 갑옷이 전부였다.
사정없이 내리치는 비둘기 알만한 우박에 그들은 그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아 ㅆㅂ 대체 왜...
가까스로 목숨을 보전한 에드워드는 브레티니라는 작은 마을로 퇴각, 그곳에서 쉬며 이 재앙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곰곰히 생각했다.
우박 : 얼음 덩어리. 대부분 작고 아주 부드러운 입자이지만 야구공만 한 우박이 생성되기도 한다.
우박이 생성되기 위해선 어는점 이하의 온도와 핵(촉매)가 필요한데 핵은 그 주위에 얼음이 계속 붙어서 커질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대게 공기 중의 먼지가 우박의 핵이 되지만
가끔 곤충이나 새 등도 우박의 핵이 되기도 한다.
토네이도에 휩쓸려 올라간 개구리나 물고기, 거북이 등이 우박의 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박은 도통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쏟아져 약간의 피해를 주는 정도로 그칠 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만난 우박은 재수없게도 위력이 상당하여 철갑옷으로 무장한 기사들의 몸도 철저히 망가뜨려 버렸다.
가죽 갑옷이 전부인 대부분의 일반 보병들은...
14세기는 미신이 넘치던 시대.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신의 뜻으로 해석되었다.
에드워드 왕은 이미 흑사병이라는 무시무시한 대재앙을 경험해 본국의 인구 반을 잃은 상황.
무시무시한 전염병, 월요일의 재앙... 에드워드는
'이것은 프랑스 왕에게 왕위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철회하라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아니면 단순한 불운일까'라고 생각한다.
그가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후 에드워드가 취한 행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프랑스와의 휴전 협정을 맺는 데 동의했고 막대한 몸값을 받고 장 2세를 석방해 주었다.
그리고 프랑스 왕위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철회한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이내 모든 합의를 철회하고 다시 전투에 임한다.
백년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지만 이미 중요한 전환점을 지난 다음이었다.
검은 월요일의 사건 이후 프랑스에서 에드워드의 연승 행진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 후 에드워드의 후계자들 역시 에드워드 못지 않게 큰 활약을 하며 프랑스군을 궤멸시켰다.
하지만 프랑스 역시 무력과 뇌물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앉으며 영국군에 맞섰고 덕분에 에드워드에게 빼앗긴 영토의 대부분을 탈환하는데 성공한다.
수십 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누구도 프랑스의 왕관을 가져오지 못했다.
1453년 기나긴 백년 전쟁은 종지부를 찍었고
1565년 영국은 프랑스 땅에 가지고 있던 마지막 거점인 칼레에서 쫓겨나게 된다.
왕을 굴복시킨 우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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