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드라 일단 새해복 많이 받으라
주말에도 출근해서 ㅂㄷㅂㄷ하다가
이제 저녁먹고 들어와서 글쓴다
삼국지는 다들 성장과정에서 한 번 이상 접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연의만 읽은 놈, 정사게이, 연희무쌍 변태까지 뭐 각양각색이겠지만
적어도 한번은 들어 봤을 주연급 조연 한명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이새끼
가후(賈?) (147~223). 자는 문화(文和)
클래스는 일단 책사.
즉 말타고 활 쏘며 칼질하는 장군은 아니고
주군 옆에서 대가리 굴려서 계략이나 정책을 내놓는 문관이 되시겠다.
굳이 이 인간을 내가 '숨은 승리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난세에서 죽을 고비 넘겨가면서 천수를 다 누리고 갔기 때문이다.
<조조의 아들을 죽인 가후>
삼국지 게임 해본 게이들은 알겠지만
가후는 조조 휘하에서 지력 ㅅㅌㅊ 클래스에 속하는 책사다.
그런데 이새끼는 조조의 장남을 죽인 화려한 과거를 소유한 놈이다.
가후가 원래 섬기고 있던 주군은 장수라는 놈인데
아주 병신은 아니고 심한 바보짓은 안할 만한 ㅍㅌㅊ 태수급 인물인데
이새끼는 당시 '완'이라는 동네를 지키고 있었다.
조조는 북쪽의 원소와의 일전에 대비해서 일단 뒷동네 정리를 좀 하려고 하는데
가후는 일단 장수에게 항복을 권한 다음에
계략을 써서 조조군의 진을 급습한다.
안심하고 있던 조조는 혼비백산해서 도망쳤는데
이 과정에서 조조의 퇴로를 확보하려고 끝까지 분전한 경호대장 전위와
조조의 장남인 조앙이 전사한다.
이쯤 되면 원수도 보통 원수가 아니다.
그런데 몇년 후 정황이 좀 묘하게 돌아가서 장수가 조조에게 항복하면서
가후도 자연스럽게 조조의 막하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새끼가 거기서 뭔 이빨을 털었는지는 몰라도 안 죽고 살아남았다.
여기에 대해 언급하는 버전의 삼국지는 아직 나도 못 봤다. 아는 게이 있으면 좀 알려줘라. 그냥 조조가 참은건지, 아니면 숨겨진 이빨이 있었는지.
내 맏아들과 가장 신뢰하던 경호실장을 죽였지만 그 능력은 아까우니 살려주마?
능력이 어느 정도 되야 저게 되는지 일게이인 나는 모르겠다.
뭐 어쨌든 가후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여기서 넘긴다.
<조조의 후계자 문제>
조조가 사실상 천하의 패자 위치에 오른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후계자 문제가 불거진다.
당시 조조의 후계자 후보로는 아래의 세 명이 있었다.
1) 조비 - 조조와 가장 닮은 성격. 조조에 가려져서 그렇지 ㅅㅌㅊ 군주의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2) 조창 - 뛰어난 무예와 기마술의 소유자. 이민족 토벌에서 대공을 세움.
3) 조식 - 문학적 재능이 매우 뛰어남. 조조가 가장 총애함.
이때 온 조정이 난장판이 될 만큼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었는데
유독 가후만 혼자서 아무 말이 없음. 그래서 조조가
'야 너 왜 아무 말이 없냐. 졸리냐?' 라고 물었더니 가후 말하기를,
'아니요 ㅎㅎ 그냥 원본초와 유경승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함.
본초는 원소의 자, 경승은 유표의 자를 말하는데
이들은 둘 다 꽤 큰 세력을 이루고 조조를 위협했지만
장자에게 후계자를 물려주지 않아 내분이 일어나 망한 세력들의 군주들이었다.
조조는 이에 크게 웃으면서 조비를 후계자로 공언한다.
항복해 온 놈이, 그것도 큰 죄를 지은 놈이, 후계자 문제같은 민감한 사안에
덜컥 자기 의견 내놨다가 그대로 안됐을 경우 맞을 역풍은 꽤 강력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가후는 저렇게 멋들어지게 돌려 말함으로서 희미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의견을 전했고
조조도 막힌 인물이 아니라서 원만하게 잘 끝이 났다.
가후는 천수를 누리고(저 당시에 77세) 자기 방 침대에서 편히 죽었다.
항복해 온 적장, 현 주군을 죽음의 위기로 몰아넣었던
그것도 맏아들을 죽인 경력자가 그 난세의 풍파 속에서 노환 사망한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다.
특히 후계자 선정 문제에서 가후가 보여준 처세술은 참 감탄할 만하다.
강직하고 격렬하게 살다 간 영웅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게 하지만
이런 가후와 같은 인물의 행적은 그 또한 보는 재미가 있다.
세 줄 요약
1. 하지만 이빨은 상황 봐 가면서 털자
2. 수 쓰는 티 너무 나면 오히려 더 크게 쳐맞을 수도 있다
3. 내 방 내 침대에서 뒤지는 삶이 괜찮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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