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공계 대학원 고르는 요령에 대한 팁이 올라왔던데, 보충 겸... 실질적인 더 중요한 선택법이 빠져있어서 글싼다.
현재 박사 학위 중이고 과는 공대쪽이다.
그간의 실제적으로 생활하면서 얻은 경험 및 다른 교수님들의 랩을 직접 보고 들은 경험을 통해, 철저한 대학원생의 시점에서 글을 쓴다.
만약 내가 다시 대학원을 선택한다면..아래와 같은 순서대로 다시 시작할 것 같다.
우선 내가 학부때 들었던 '현대 사회와 심리학' 이란 수업에서 담당 교수가 했던 우스개겸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 담긴 말을 사실을 알고 가자.
'부모는 바꿀 수 있어도, 지도교수는 못 바꾼다.'
글 모두 안읽어도 좋다. 위의 한 문장만은 기억하자.
아 하나만 더 기억하자.
'이공계 대학원은 학교와 회사의 중간체적 집단이다.'
1. 연구실 선택 및 입학 이전 반드시 목표한 연구실의 인턴 경험을 하자.
정말 중요하다. 타대생이고 자대생이고 뭐건 간에, 대학원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반드시 한학기, 짧게는 방학 동안 만이라도 목표한 연구실의 인턴을 해보자.
입학에는 학교마다 시험을 보는 곳도 있고, 교수님이 심하게 학점을 보는 곳도 있고 각양각색이다만..
입학이 아닌, 경험을 쌓겠다고 인턴쉽을 요청하는데 안받아주는 연구실은 거의 없다.
백날 돌아다니는 소문으로 '그 연구실 편하데', '취업 잘되는 연구실이래', '교수님이 천사래', 들어 봤자 직접 생활해보는만 못하다.
연구실마다 문화가 다르고, 일을 해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경험하여 자신이 그곳에 맞는지 안맞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입학 이후 힘들어 하는 이유중 가장 큰 2가지는
1. 입학 해보니, 교수님이 학부때의 친절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에요.
2. 선배들이 악마 같아요.
위의 두가지 이다.
대학원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과장 조금 섞어서 말하자면,
행정일, 각종 심부름, 막노동, 허드렛일, 같은 잡일이 40% 이고
회사 및 정부 프로젝트가 30%
너가 학위를 받으려는 주제에 대한 연구가 30% 이다.
왜 대학원을 회사와 학교의 중간이라고 말하는지 알겠지...
위의 비중은 연구실마다 다르다.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사무원을 채용하여 40%에 해당하는 일을 도움주려는 연구실도 있고,
저것도 학위의 과정이라며 학생에게 모두 시키는 연구실도 있다.
'난 고귀하게 연구만 하겠어. 공부가 아닌 다른일을 주면 때려칠꺼야'
라는 생각을 가진 애들이, 엑셀펼치고 돈계산하고 교수의 심부름 잡일등 맡아하는 경리같은 일을 하게 되면 어떨까.
심지어 교수의 사적인 일까지 대신 해줘야 한다면?
그런데 이와 같은 부당한 일들을 선배들은 신경도 안쓰고, 석사 1, 2학기가 모두 처리하여야 한다면?
거기에 그 선배들은 자신의 일까지 후배들에게 미룬다면?
과연 이게 공부하자고 대학원을 다니는 건지.. 아니면 노예로 취직한건지 모를 것이다.
이러한 점은 반드시 생활을 해봐야 알 수 있다.
뿐만아니라,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인턴을 하며 교수님과 소속 대학원생들과 생활을 해야
당연히 추후 진짜 지원시에도 보다 많은 혜택이 따른다.
듣도보도 못하다가 어느날 튀어나와서 '저 여기 들어올래요 자리있나요?'
하는 애들을 니들 같으면 쉽사리 뽑겠는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을 함께 생활해야 하는 사람인데... 쉽지 않을 것이다.
타대에 지원하는 경우는 주로, 과에 입시원서를 먼저 쓰고 추후 연구실을 고르게 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대로 하지말고, 반드시 먼저 연구실을 골라 사전 컨텍을 해놓고 (인턴을 하는게 베스트다.) 원서를 넣도록 하자.
2. 연구실원들의 입학년도와 졸업년도를 보자.
중요하다. 아무리 취업이 잘되는 연구실이여도 평균적으로 박사를 10년 하는 곳이라면 어떻겠는가?
다들 졸업생의 취업 결과만 보고 판단하려하지... 본질적으로 얼마나 했는지를 보지않는다.
대학원이면 평균 남자들은 24~29세때 입학을 하고, 여자들은 24~26때 입학을 한다.
학부만 마치고 취업을 한 친구들이 열심히 돈을 벌며 통장잔고를 늘려가고 있을때, 대학원생은 없는 돈 쪼개가며 거지처럼 지낸다.
그런데 8년 9년을 해야 박사를 딸 수 있다면?
집안 사정도 생각해봐야 될 것이고, 여러가지 변수가 많을 것이다.
제발 좀 취업결과만 보지말고 과정을 봐라.
대학원에 있는 동안 월급을 많이 주는 방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기간이 우선이다.
월급을 150씩 많이 주면서 10년간 부려먹는 곳과...
월급을 거의 안주더라도 빠른 시일내에 졸업이 되는 곳.
당연히 후자를 택하여야 한다.
3. 연구실원들의 첫 논문이 언제나오는지, 평균 몇편이나 어디에 쓰는지 보자.
학부의 스팩이 학점과 영어점수로 결정난다면, 대학원 석박사의 스펙은 어떤 논문을 썼느냐에 해당하고, 이것이 졸업 요건에 해당한다.
여기서 논문은 국제학술지 같은 논문들이다.
말로만 듣던 Nature, Science, Cell... 이런 것을 말한다.
이전의 어떤 게이가 쓴 대학원 팁에서는 연구실 학생들이 1저자인가, 좋은 저널인가, 이 두가지만 보고 판단하라 했지만...
그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말할 사실은 더 중요하다.
논문이 나오는 시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빠르면 대학원 들어온지 2년만에 첫논문을 쓰는 사람도 있고, 늦으면 4년이 지나도 초안도 안나오는 사람도 있다.
논문이 빨리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이 뛰어나다는 사실도 있지만, 지도교수가 얼마나 잘 도와주냐란 사실도 반영한다.
지도교수가 논문에 별 관심이 없고, 느긋하게 행동한다면 그만큼 첫논문은 늦게 나올 수 있다.
이는 즉... 졸업요건을 채우려면 평균 국제학술지를 2편 이상 써야하는데, 그만큼 졸업이 늦어진단 소리이다.
그리고 연구실이 1년에 몇편이나 어디에 개재하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스타급 교수들은 뛰어난 저널들 (위에 언급한 저널들)에서도 표지에 해당하는 논문을 투고하기도 한다.
여기서 표지란, 한 호에 해당하는 논문 모음중 가장 뛰어난 논문을 책 표지에 소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4. 단순히 취업을 실패해서.. 혹은 군대를 가기 싫어서 대학원을 가려는 경우, 왠만하면 오지 마라.
위의 이유로 들어오는 학생들 열에 여덞은 때려치고 나간다.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괴로운 상황에서 자신의 공부를 빨리해서 얻어야겠다란 의지 없이는 졸업이 힘들다.
학부때와는 다르게, 대학원은 정말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곳이다.
학벌세탁 혹은 단순한 피신처로 여기고 오게되면, 반드시 못 버틴다.
그리고 요새는 전문연구요원이 경쟁률도 쎄서 합격하기도 힘들다.
예전처럼 박사만 하면 무조건 합격되어 군대안가도됨 ㅋ 이런 통밥은 없어졌고,
요새 정부가 전문연구요원을 안좋게 생각하여, 점점 TO도 줄여갈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교수와 학생의 관계는 철저한 수직적 관계이다.
회사는 돈이라도 받고.. 정 마음에 안들면 이직을 하게되도, 이전에 일했던 경험이라도 남지만,
대학원인 경우는... 마음에 안든다고 뛰쳐 나갔다가는 다시는 같은 류의 대학원에는 발도 못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글 시작의 우스개 소리가 나온거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줄 요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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